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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차례와 제사 문화 미래 세대에 물려 줄 필요가 있을까?

by 로코모꼬 2023.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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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은 가족과 이웃 간 정을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게 본래의 목적인데, 과거부터 잘못 뿌리내려진 차례(제사) 문화로 진짜 목적이 퇴색되어 버린 게 아닌가 싶다. 

 

나는 많은 이들이 꺼려한다는 종갓집 장손이다. 요샌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도 결혼 시장에서 주요 스펙이라던데, 이게 사실이라면 난 엄청난 페널티를 받고 출발선에 섰던 셈이다. 

 

 

OMG

 

 

명절 내내 차례상 음식을 준비하는 어머니를 곁에서 지켜보던 게 명절에 대한 내 어릴 적 기억이다. 최근에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해도 가사 노동에 대한 부담은 여전한 것 같다. 내가 차례 문화를 싫어하는 이유다. 

 

돌아가신 분을 기리는 문화는 전 세계 어딜 가나 존재한다. 하지만 소신 발언 하자면 한국의 차례 문화는 고인을 기리는 마음 보단 화려한 차례상과 제사라는 형식에만 너무 얽매여 있다는 생각이 든다. 뭐든 일이 되면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냥 좋은 식당에서 가족들과 편안하게 식사를 하면서 고인을 회상하는 게 조금 더 생산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성균관 유생들도 일침을 가했다. 설에는 전을 부칠 필요가 없고 차례상은 가급적 간소하게 하라고. 근데 내 눈엔 여전히 과해 보이는 건 왜일까?ㅎㅎ

 

돌아가신 후 화려한 차례상을 차린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효도는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하는 게 맞다고 본다. 떠나면 후회해도 아무 소용없다. 

 

오랜만에 친인척들이 모여 차례상을 준비하는 과정을 모든 구성원들이 즐긴다면 전혀 문제없다. 하지만 본인을 제외한 다른 가족 구성원이 고충을 겪고 있다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고민해 봐야 한다. 불만이 쌓이기 시작하면 고인을 기리려는 순수한 마음마저 사라져 버리고, 가족 간 불필요한 불화도 생길 수 있다. 그 누구도 원치 않는 결과다. 

 

출산율 감소와 노인 인구의 증가로 MZ 세대의 미래는 밝지만은 않다. 현재와 같은 인구 감소 추세가 지속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개발도상국들에게도 경제적으로 뒤처질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혼인율이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가 오랜 세월 깊이 뿌리 내려진 허례허식 문화 영향이 크다. 그중 금전적인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요새 집안 제사(차례포함) 유무도 결혼을 할 때 중요하게 보는 스펙(?) 중 하나라고 한다. 차례 문화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야 하는 이유다. 

 

MZ세대가 앞으로 극복해야 할 난제들이 정말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인구가 계속 줄어든다면 곧 다가올 미래에 노인 2명을 먹여 살려야 한다고 한다. 사실상 지금의 기성세대는 미래 세대에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셈인데, 이들이 앞으로 치고 나아갈 수 있도록 쾌쾌하게 묵은 관습만이라도 조금 덜어줘야 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명절 때 이런저런 스트레스 때문에 짜증이나 섭섭할 일도 더러 생기는데,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면 대부분 이해가 가더라고요. 상대방(가족 포함)을 조금 더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보면 어떨까 싶어요. 남은 명절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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