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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살이

이민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by 로코모꼬 2022.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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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산하 자문기구에서 발간한 '2022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 행복지수 순위는 146개국 중 59위로, OECD 38개국 중 36위를 기록했습니다.

제가 예전에 미국으로 이민 왔던 시기와 비교해 보면 지금의 한국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많이 성장했지만 실제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뉴스나 인터넷 글들을 보면 해외 이민을 꿈꾸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민에 대한 제 생각을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해외살이가 녹록지 않은 점도 많지만 그래도 예전에 비해서는 많은 어려움들이 개선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카톡이나 페이스타임을 통해 한국에 있는 가족 또는 친구들과 언제든 비용 부담 없이 소통이 가능하고,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을 통해 한국 영상물을 손쉽게 시청할 수 있어 고국에 대한 그리움도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또한 구글과 네이버의 번역 기능을 통해 언어 장벽도 조금씩 허물어져 가고 있고, 인터넷에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으며, 한식의 세계화로 전 세계 어딜 가더라도 손쉽게 한식 재료를 구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백선생님 사랑합니다)

본인의 능력이 출중하고 목표가 뚜렷하다면 우물 밖을 벗어나 도전적인 삶을 살아 보는 것도 인생에 있어 한번쯤은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 세계 어딜 가든 한국과 다를 바 없이 경쟁이 치열하고 살기 어려운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르기에 현지인들과 경쟁해서 밥 벌어먹고 살기 위해서는 갑절의 노력이 필요로 합니다.

뚜렷한 목표 의식 없이 한국에서 경쟁에 도태되어 이를 회피할 목적이거나 해외여행 당시 좋은 기억만을 가지고 이민을 선택 했다면 후회하거나 실패할 가능성이 높으니 진지하게 고민을 해 본 후 결정하셨으면 합니다.

아래는 해외 이민을 꿈꾸기 이전에 체크해 봐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주관적인 생각이니 참고만 바랍니다)


1. 해외 이민을 하려는 이유와 목표가 명확해야 합니다. (e.g. 커리어 향상, 자녀교육, 은퇴 등)
단순히 한국 생활에 도태되어 이를 벗어나려는 게 목적이라면 전 세계 어딜 가더라도 삶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2. 영주권이 되었든, 취업비자가 되었든 합법적인 거주 요건은 꼭 갖추셔야 합니다. 적법한 비자 없이 해외에서 생활하는 것은 지옥에서 사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습니다. 현지에서 비자를 내어 주겠다는 등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들의 말에 현혹되지 않길 바랍니다.

3. 충분한 자금이 있어 경제적 활동이 필요하지 않는 한, 해외에서 어떠한 일을 할지, 내가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이 현지에서도 경쟁력이 있을지를 면밀히 살펴보고 현지 실정에 맞게 준비해야 합니다.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의료인 등 전문직의 경우 언어가 유창하지 않더라도 전 세계 어디든 좋은 일자리를 얻을 가능성이 높지만, 전문적인 기술이 없거나 한국에서 평범한 회사원이었다면 사실상 많은걸 내려놓고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셨으면 합니다.

특히 한국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게 자영업인데, 조급한 마음에 무작정 사업에 뛰어드는 건 가급적이면 지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경험이 크게 좌우되는 게 사업이고 철저한 준비 없이 무리해서 뛰어들면 재산도 건강도 모두 잃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지역마다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살고 있는 미국은 3~4시면 대부분 퇴근을 해서 주로 집에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저희는 집돌이 집순이라 주로 집에서 요리를 해 먹거나 영화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게 즐거운 사람들인데, 만약 음주가무를 즐기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외향적인 성향이라면 해외 살이가 다소 갑갑할 수 있으니 본인이 해외살이에 적합한 성향인지 점검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무료함을 못 이기고 다시 돌아가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5. 설령 해외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가족이나 지인이 있더라도 그들의 도움 없이 각자도생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각자의 삶이 있기에 매번 도움을 줄 수 없을 것이고,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점도 명심하셨으면 합니다. (모든 것에는 항상 대가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6. 한국에서 누렸던 사회적 지위나 명예, 각종 편리한 서비스와 인프라 등은 해외에서는 포기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내려 놓을 수 있을지 고민해 보셨으면 합니다. (생각보다 과거에서 못 헤어나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퇴사하면 그냥 아저씨이고 해외에서는 그냥 동양인 아저씨일 뿐입니다.)


이민사회를 보면 대략 절반 정도는 한국을 떠나오기 전보다 더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타지 생활이 만만하지 않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다른 시각으로 보면 한국이 그만큼 살기 좋은 나라일 수도 있습니다.

젊고 능력이 있다면 해외에서 살아 보는 것도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쉽게 생각하지 말고 철저히 준비하고 결정하셨으면 합니다.

Alo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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