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하와이에 친구가 놀러 와서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던 중
$10~20만불 정도 호가하는 리스홀드(Leasehold) 콘도를 투자해서 에어비앤비를 운영하고 싶다는 계획을 듣고 말렸던 적이 있다.
부동산 가격이 높기로 유명한 하와이에서 $10~20만불짜리 콘도는 대부분 리스홀드(Leasehold) 부동산인데,
리스홀드 부동산을 구매했을 때 직면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설명을 에이전트로부터 듣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럼 리스홀드(Leasehold)가 무엇이고 나는 왜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걸까?
'리스홀드'란 구매자가 건물에 대한 소유권만 보유하고, 토지 소유주는 따로 있다. 일정기간 동안 토지를 빌려 쓰는 개념이라 이해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주택 보다는 국가 소유 부지를 빌려 개발하는 항만이나 도로 등 SOC시설이 주로 리스홀드 형태로 되어 있는 것 같다)
반면 Fee Simple의 경우 토지/건물 모두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을 구매자가 보유한다. (한국의 일반적인 부동산 거래 구조라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그럼 난 왜 리스홀드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일까? 이유를 간단히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 리스홀드 부동산은 잔존 토지계약 만료일이 다가올수록 자산 가격이 하락한다. (인플레이션 헷지는 커녕 떨어진다)
- 대출이 어렵고 설령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금리가 높을 가능성이 높다. (담보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
- 저렴한 리스홀드 물건의 경우 대부분 30~50년 된 노후화된 콘도들일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건물 유지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발전기나 엘리베이터 등 고가 공용 설비를 교체해야 한다면 관리비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 잔여 토지 계약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경우 매매가 어려울 수 있다.
- 리스크 대비 리턴(수익률)이 저조한 편이다. (결코 저렴하지 않다)
분명 기회 요소도 있다. 만약 토지주가 계약기간을 연장해 주거나 토지를 헐값에 넘긴다면 말이다.
하지만 토지주가 자선사업가가 아닌 이상 그런 의사 결정을 할 이유가 있을까? 난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본다.
우리가 하와이에 도착해서 거주할 곳을 알아보며 에어비앤비로 잠시 한 달간 묵었던 숙소가 있는데, 와이키키에 소재한 낡은 콘도였다. (하수도 자주 막히고 엘에베이터도 종종 멈췄었다는...)
세금이랑 이것저것 포함해서 한 달에 $2,600 정도 지불했었는데 호스트의 한달 수입이 궁금해서 간단히 계산해 봤다. (아래 가정에서는 최근 물가 상승분을 고려해서 공격적으로 $3,000 반영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우리가 묵었던 숙소와 유사한 스튜디오 콘도의 매매가격이 $225,000에 올라와 있었고, 토지 계약 만기는 2054년 6월로 대략 31년가량 남아 있었다.
토지이용료는 대략 매월 $155불씩 나가고, 관리비와 재산세는 각각 $365, $60불이 발생한다고 가정해 보고 간단히 월 현금 흐름을 산출해 보면 아래와 같다. (대출은 어렵다고 보고 100% Equity 투자 기준으로 계산해 봤다)
- 콘도 매입: $225,000
- 콘도 매입부대비용: $3,375 매매가의 1.5% 반영
- 총 매입비용: $228,375
- 잔여 토지 계약기간: 31년
- 매년 자산 감가액: ($7,500) - 콘도매매가격 / 31년
- 월 수입: $3,000/mo (최근 상승분 고려해서 공격적으로 잡았는데 자연 공실율을 반영하면 아마 이보단 낮을지도...)
- 토지이용료: ($155/mo)
- 세금(숙박세 등): ($540/mo), 18% 반영
- 세금(재산세): ($60/mo)
- 에어비앤비수수료: ($90/mo) 3% 반영
- 관리회사비용: ($540/mo) 18% 반영
- 보험료: ($20/mo)
- 관리비: ($365/mo)
- 청소비: ($300/mo)
- 기타 유지관리 보수 비용: ($100/mo)
- 순이익(Net Income): $830/mo, 9,960/yr
* 관리회사에 위탁하지 않고 청소도 직접 할 경우보다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 임차인 관리가 과연 쉬울까?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ㅎㅎ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이 리스홀드 부동산의 경우 자산 가격이 매년 하락한다는 것이다. (잔존 계약기간이 길다면 영향을 덜 받을 수 있겠지만 $10~20만 불대 콘도의 경우 대부분 계약 만기일이 길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위 예시 부동산의 경우 31년 이후 계약이 종료됨으로 이론상 31년 후 위 부동산 가치는 0원이 된다. (잔존 계약기간으로 역산해 보면 매년 $7,500씩 자산가치가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단기간 에어비앤비나 임차를 돌리다가 적절한 시점에 좋은 가격으로 자산을 매각하고 Exit 하면 좋겠지만,
잔여 계약기간이 짧아질수록 자산 가격도 이에 상응하는 만큼 감액될 것임으로 연간 순이익이 이를 크게 상회 해야지만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또한 자산을 매각할 때 매각가의 대략 5~6% 정도 부대비용이 발생함으로 이러한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정말 쉽지 않아 보인다.
위 예시를로 계산해 보면 첫 해 순이익이 $9,960이었고, 자산 감가액이 $7,500이었으니 $230,000을 투자해서 겨우 연간 $2,460을 번 셈이다. (물가상승률보다 현격히 낮은 수익률이다)

철저한 자본주의 시장에서 가격이 저렴한 건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분명 리스홀드 부동산을 구매해서 수익을 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은 자산임으로 거주가 아닌 투자 목적이라면 정말 신중하고, 철저히 분석한 이후에 의사 결정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추신. 친구 이야기를 듣고 급발진해서 쓴 거라 이런 의견도 있구나 정도로 참고만 해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방구석 비전문가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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